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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도시가 왜 지원금을 못 받는 걸까요? 저는 충청남도 당진시에 살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어 굴뚝 연기로 하늘이 뿌연 곳인데, 이번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 포기 확정 지자체 명단에 당진시가 버젓이 올라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추석 전 떡값이라도 되겠다 싶었는데, 강릉·대전·군산·창원과 함께 당진이 묶여 있는 걸 보고 그냥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지금제외 당진·대전·창원까지
8월 28일 기준으로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을 최종 포기한 지자체가 추가 발표되었습니다.
강릉시, 대전광역시, 당진시, 군산시, 창원시, 이렇게 다섯 곳이 추석 전 지급 불가 확정 지역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중 대전시와 창원시는 당초 지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뒤집은 케이스입니다.
대전시는 1인당 20만 원 규모의 '대전형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약속했지만, 시 전체에 지급하려면 2,0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했습니다.
취임 후 재정 실사(財政 實査)를 거쳐 포기를 선언했는데, 여기서 재정 실사란 지자체장이 취임 초 실제 가용 예산과 부채 현황을 전수 점검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대전시는 현금 지급 대신 지역화폐인 '온통대전 2.0' 캐시백 사업에 1,200억 원을 투입하기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지역화폐 캐시백이란 시민이 지역 내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일정 비율의 금액을 되돌려 주는 방식으로, 직접 현금 지급보다 소비 진작 효과에 초점을 맞춘 정책입니다.
창원시는 1인당 10만 원 지급에 약 1,000억 원이 필요한데, 이미 시 채무(市 債務)가 2,938억 원에 달합니다.
시 채무란 지자체가 이미 빌려 갚아야 할 돈의 총액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새 예산을 편성할 여력이 줄어듭니다.
창원시는 "장기 논의로 인한 기대와 실망을 반복시키지 않겠다"며 신속하게 불가 결론을 내렸는데, 그 결단력만큼은 솔직히 납득이 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당진시 사정이 어떤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현대제철·현대중공업 같은 대형 사업장에서 나오는 지방세 수입이 적지 않을 텐데 왜 이렇게 빠듯한지 계속 의아했습니다.
재정 건전성이 좋다고 알려진 도시가 지원금 포기 명단에 들어가는 구조가, 제 경험상 좀처럼 이해가 안 됩니다.
- 지급 포기 확정: 강릉시, 대전광역시, 당진시, 군산시, 창원시 (8월 28일 기준)
- 지급 미정(논의 중): 광양시, 장성군, 무안군
- 진주시: 시의원이 10~20만 원 지급 제안, 공식 결정 단계 미도달
- 강릉시: 시의회 조례 부결 후 시민 연대의 재상정 요구 지속
재정감시
"재정이 어렵다"는 말은 언제나 쉽습니다.
문제는 그 말이 진짜인지 확인할 방법이 시민에게 충분히 열려 있느냐입니다.
재정 건전성 지표인 재정자립도(財政自立度)를 보면 어느 정도 판단이 됩니다.
재정자립도란 지자체 전체 세입 중 스스로 조달한 자체 수입의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외부 보조금 없이 독립적으로 예산을 운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출처: 행정안전부).
재정난을 이유로 지원금을 포기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빚을 내서 일회성 지원금을 뿌리는 것보다, 지금 당장은 아프더라도 재정을 지키는 게 장기적으로는 시민에게 이익이라는 논리입니다.
저도 그 논리 자체는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논리가 불편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대전시가 캐시백 사업에 1,200억 원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을 때입니다.
현금 지급 2,000억은 없다면서 캐시백 1,200억은 있다는 건, 예산 우선순위의 문제이지 단순한 재정 부재가 아닌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지역화폐 캐시백 사업이 나쁜 정책이라는 게 아니라, 시민에게 내놓는 설명이 좀 더 투명해야 한다는 겁니다.
추경(追更), 즉 추가경정예산은 본예산이 편성된 후 긴급한 사유가 생겼을 때 의회의 동의를 받아 예산을 수정하는 절차입니다.
이미 지급을 밝힌 지자체라도 시의회·군의회의 추경안 통과가 남아있으면 최종 확정으로 볼 수 없습니다.
강릉시처럼 조례 자체가 부결된 경우, 시민 연대가 재상정을 촉구하고 있지만 의회를 다시 설득해야 하는 이중 장벽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지금 당진 시민이 해야 할 일,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것
솔직히 10만 원이라도 받았더라면 추석 장보기가 한결 가벼웠을 겁니다.
저는 그 돈이 아깝다거나 포퓰리즘이라는 생각을 크게 하지 않습니다.
공기 뿌연 도시에서 일하고 세금 내는 사람들한테 떡값 하나 못 돌려주면서 재정이 어렵다는 말만 반복하는 건, 듣는 입장에서 좀 억울합니다.
이사 욕구가 생기는 건 사실입니다.
같은 기사를 보면서 전라도 지자체들이 지급 포기 목록에 없다는 것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충청남도에서만 당진·군산(충남 인접) 두 곳이 묶이고, 강원·경남 각 한 곳씩 포함된 걸 보면서 '내가 사는 지역만 왜 이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 단계에서 무기력해지는 게 가장 위험합니다.
지자체가 "재정이 없다"고 결론을 냈다면, 그 다음은 그 예산이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는 게 시민의 역할입니다.
지방재정공시(地方財政公示)란 각 지자체가 예산·결산·부채 현황을 온라인에 공개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로, 누구나 행정안전부 지방재정365 포털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출처: 지방재정365).
재정이 어렵다고 했는데 이듬해 청사 리모델링이나 불요불급한 축제 예산이 늘어나 있다면, 그때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지원금을 포기하는 것이 꼭 나쁜 행정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고, 약속을 어긴 배신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둘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그 결정 이후에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끝까지 들여다보는 것, 그게 지금 당진 시민이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 안 하는 지자체가 어디어디인가요?
A. 8월 28일 기준으로 추석 전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확정된 지역은 강릉시, 대전광역시, 당진시, 군산시, 창원시입니다. 광양시, 장성군, 무안군은 아직 공식 결정이 나오지 않은 미정 상태입니다.
이미 지급을 발표한 지자체도 의회 추경안 통과가 남아있으면 최종 확정이 아닐 수 있습니다.
Q. 대전시는 왜 20만 원 주겠다고 했다가 포기했나요?
A. 1인당 20만 원을 지급하려면 시 전체에 2,0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데, 취임 후 재정 실사를 한 결과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신 지역화폐 '온통대전 2.0' 캐시백 사업에 1,200억 원을 우선 투입하기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현금 지급 대신 소비 진작 방식을 선택한 것인데, 예산 우선순위 조정이라는 시각도 있고 공약 파기라는 시각도 공존합니다.
Q. 우리 지자체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어디서 확인하나요?
A.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지방재정365(lofin365.go.kr) 포털에서 각 지자체의 예산·결산·부채 현황을 누구나 무료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가 재정 부족을 이유로 지원금을 포기한 뒤, 이듬해 예산에서 어떤 사업에 얼마가 편성됐는지 비교해 보면 그 명분이 진짜인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Q. 강릉시는 지원금 받을 수 있게 되나요?
A. 현재로서는 불확실합니다.
강릉시는 시의회에서 지원금 조례가 부결되었고, 시민 연대가 재상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재상정이 이루어지더라도 의회가 다시 심의해야 하기 때문에, 추석 전 지급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급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결론
이번에 당진시가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 포기 목록에 오른 걸 보고, 저는 솔직히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세금이 적지 않을 텐데 돌아오는 게 없다는 느낌, 딱 그 감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화만 내고 끝내기엔 뭔가 아쉬웠습니다.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원금을 포기하는 것이 꼭 잘못된 결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결정이 정당성을 얻으려면, 아낀 예산이 시민 삶에 실질적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지방재정공시를 직접 들여다보고, 다음 예산안이 어떻게 짜이는지 관심을 끊지 않는 것, 그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행동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참고: https://livewiki.com/ko/content/e6ccc0d6-18a6-4d6f-95f5-0d73f0679822
